노인문화의 이해

사회의 세대별 문화

사회에는 세대별로의 문화 차가 있다, 어린이문화, 성인문화, 노인문화가 있고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청소년 문화도 분화되고 있다. 그것은 각기 세대가 사회적으로 상이한 지위를 점하고 있고 구조적으로 서로 다른 사회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세대 간의 서열이 엄격히 지켜지고 장유유서라는 노인문화 우의의 질서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전에 따라 노인문화의 우뇌는 붕괴하고 점차 주변 문화로 밀려나고 있다.

노인문화의 문제

우리나라에서 노인문화가 문제로 대두된 것은 가족구조의 해체에서 비롯된다. 근대화나 경제성장은 전통적인 대가족제도를 핵가족화하고 소가족화하였으며 농업에서 비농업으로의 직업적 전환은 가족 속에서의 노인의 지위를 격하시켜버렸다.

농경사회에서는 노인이 권력을 독점하였다. 경제적 실권을 장악하고 정치적으로도 구심점이 되며 문화적으로는 위신을 누린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농경사회에서는 경험의 축적을 말하고 사회생활에서의 시범 자로서 존경받게 만든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의 연력이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도리어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방해가 될 장애요인이 될 뿐이다. 따라서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은 상실되고 신분적 위신도 하락한다.

가족 속에서 노인 세대가 가옥을 소유하고 농경지를 소유하고, 재산을 가지고 있을 때는 노인들이 어른으로서 존대받는다. 그러나 도시화를 하고 경제적 소득을 가족 밖에서 벌어들여야 하는 환경에서는 경제활동의 주체가 젊은이로 옮겨지고 노인 세대는 의존적 존재가 된다. 사회생활의 주체이었던 노인 세대가 피부양 세대로 밀려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세대 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 즉 가족 속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세대 간 갈등의 대표적 이유

세대 간 갈등의 대표적인 표출은 자녀 양육을 둘러싼 인식 상의 대립에서 볼 수가 있다. 부모들은 아직도 자녀 양육을 자녀에 베푸는 은혜로서 생각하는 데 반하여 젊은 세대는 그것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한다. 부모 세대는 노후에 자녀로부터 봉양 받기를 바라는 데 반하여 젊은 세대는 부모로부터의 구속을 싫어한다. 그러하여 효도의 뜻 그 자체에 대하여 다른 관념을 갖는다. 젊은 세대는 나 자신이 잘 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데 반하여 부모 세대는 자녀들이 부모의 뜻을 받드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한다. 부모 세대는 집합주의적으로 생각하는데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적으로 생각한다.

가족은 원래가 집합주의적 원리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가족 속에서의 개인주의의 득세는 가족 내적 종적 유대를 약화하고 세대 간의 횡적 유대를 확대하게 한다. 그리하여 청소년문화와 같이 노인문화도 구조적으로 유형화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가족 문화 속에서 노인문화는 독자적인 외제와 현상을 보이고 있고 가족생활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기능적 자율성을 갖는 사회문화로서의 자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이고 노인학교에 다니고 노인회를 만들어 사회적으로 집단의식을 갖고 집합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익단체의 성원으로서 행동하려 한다.

현실에서의 노인문화

그런데도 노인문화가 새롭게 정립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경제권이 독립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노인들의 생활공간이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아직은 가족문화의 일부분으로서 존대하고 다른 세대문화와의 경쟁 속에서 투쟁해야 할 처지에 있다. 전통적인 유교문화가 우리의 생활의 저변에 자리 잡고 있고 전통문화의 미풍양속이 현대사회의 갈등 속에서 회귀적 향수를 느끼게 하는 가운데 전통문화의 수호자로서의 노인문화는 강한 반발력까지 모이고 있다. 이것은 중심 문화에 대한 도전이고 현대문화에 대한 서정적 요구로 뻗어나가고 있다.

현대산업 사회에서 노인문화는 하위문화이고 소수집단 문화이고 주변 문화이고 피보호 문화라고 낙인찍히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 스스로는 그러한 사회적 통념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산업 사회적 위력과 전통 문화적 미덕사이어서 노인문화는 방황하고 있고 바람직한 노인문화의 상이 정립되지 않은 채 사회문제로 고개를 들고 있다.